전세를 살던 30대 직장인이 종잣돈으로 작은 주거용 오피스텔 한 채를 사뒀다고 해보자. 월세를 받아 대출 이자를 메우고, 언젠가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그때 입주하면 된다는 그림이다. 그런데 막상 청약 통장을 들여다보니 시스템은 그를 여전히 ‘무주택자’로 분류한다. 반대로 몇 년 뒤 살던 아파트를 팔려고 세무서에 가면, 같은 오피스텔 때문에 ‘2주택자’가 되어 비과세를 통째로 잃는다. 한 사람이 같은 부동산 한 채를 들고 있는데 어떤 창구에서는 집이 없고, 어떤 창구에서는 집이 두 채다. 이 모순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고 아파트를 팔면 수천만원이 그냥 날아간다.
청약 창구에선 무주택, 세무서 창구에선 유주택
핵심은 ‘주택 수’라는 단어가 제도마다 전혀 다른 뜻으로 쓰인다는 데 있다. 우리는 주택 수가 하나의 고정된 숫자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청약을 볼 때, 취득세 중과를 따질 때, 양도소득세를 매길 때, 종합부동산세를 계산할 때 각각 다른 자를 들이댄다.
아파트 청약과 공공임대 청약에서 보유 주택을 산정할 때,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 수에 들어가지 않는다. 주거용으로 쓰고 있든 업무용으로 쓰고 있든 청약 시스템은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한 채 갖고 있어도 청약 가점제의 무주택 기간이 계속 쌓이고, 무주택 세대주 자격도 유지된다. 청약 창구에서 그가 무주택자인 이유다.
그런데 세금 창구로 자리를 옮기면 기준이 통째로 바뀐다. 특히 양도소득세는 서류상 용도가 무엇이든 ‘실제로 어떻게 쓰고 있느냐’를 본다.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임대해 세입자가 그 안에서 밥을 짓고 잠을 잔다면, 등기부에 업무시설이라고 적혀 있어도 세법은 그것을 주택으로 본다. 실질과세 원칙이다. 같은 오피스텔이 청약에선 ‘집이 아니고’ 양도세에선 ‘집인’ 모순이 여기서 생긴다.
취득세는 주택 수와 상관없이 4.6% 고정
혼란은 살 때부터 시작된다. 오피스텔을 살 때 내는 취득세율은 보유 주택 수와 무관하게 4.6%로 고정돼 있다. 취득세 본세 4%에 지방교육세 0.4%, 농어촌특별세 0.2%가 더해진 숫자다. 무주택자가 첫 오피스텔을 사든, 다주택자가 다섯 번째 오피스텔을 사든 똑같이 4.6%다.
이게 왜 함정이냐면, 일반 주택은 6억원 이하 1주택일 경우 취득세가 1.1% 수준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같은 2억원짜리를 사도 아파트라면 취득세가 220만원선이지만, 오피스텔이면 920만원이다. 700만원의 차이가 ‘주택이 아니라서’ 생긴다. 그런데 정작 그 오피스텔은 나중에 다른 아파트를 살 때의 취득세 중과 판단에서는 주택으로 잡힌다. 2020년 8월 12일 이후에 취득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이후 아파트를 추가로 살 때 ‘내가 몇 주택자인가’를 따지는 계산에 포함된다. 살 때는 주택 대우를 못 받아 비싼 세금을 내고, 다음 집을 살 때는 주택으로 잡혀 중과 위험을 떠안는 구조다.
다만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의 오피스텔은 취득세 중과를 따질 때의 주택 수 계산에서 빠진다. 저가 소형 물건에는 숨통을 틔워 둔 것인데, 이 1억원이라는 선이 뒤에서 중요한 탈출구가 된다.
7억 아파트를 파는데 오피스텔이 5천만원을 데려간다
구체적으로 계산해 보자. 5억원에 산 아파트가 7억원이 되어 파는 직장인이 있다고 하자. 양도차익은 2억원이다. 만약 그가 진짜 1세대 1주택자라면, 양도가액이 12억원 이하이므로 이 2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전액 비과세, 즉 0원이다. 한 푼도 안 낸다.
그런데 그가 주거용으로 세를 주던 오피스텔 한 채를 갖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법은 그를 2주택자로 보고, 아파트 매도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적용해 주지 않는다. 양도차익 2억원에서 5년 보유 기준 장기보유특별공제 약 10%(2천만원)와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면 과세표준은 약 1억7,750만원. 여기에 누진세율 38%를 적용하고 누진공제 1,994만원을 빼면 산출세액은 약 4,751만원, 지방소득세 10%까지 더하면 대략 5,200만원이 나온다.
비과세였다면 0원이던 세금이, 오피스텔 한 채 때문에 5천만원대로 바뀐다. 그 오피스텔에서 받던 월세 수익을 몇 년치 합쳐도 메우기 어려운 금액이다. 더 뼈아픈 건, 이 직장인이 청약 시스템에서 줄곧 ‘무주택자’로 표시되는 걸 보며 ‘내 오피스텔은 세금에서도 집으로 안 잡히겠지’라고 안심해 왔다는 점이다.
같은 모순은 종합부동산세에서도 반복된다. 주거용으로 쓰이는 오피스텔은 종부세에서도 주택으로 합산될 수 있어, 1세대 1주택자라면 누릴 수 있었던 12억원의 기본공제 대신 9억원 기준이 적용되고, 1주택자에게 주어지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합산 최대 80%)도 받지 못할 수 있다. 보유세 단계에서부터 매년 조용히 새는 돈이 생기는 셈이다. 결국 오피스텔 한 채는 살 때(취득세), 가지고 있을 때(종부세), 팔 때(양도세) 세 번에 걸쳐 내 셈법을 흔든다. 청약이라는 단 하나의 창구에서만 무주택으로 봐줄 뿐이다.
전입신고 안 했으니 괜찮다는 착각
가장 흔한 오해가 여기 있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안 했으니 내 오피스텔은 업무용이고, 그러니 주택으로 안 잡힐 것”이라는 생각이다. 절반만 맞는 말이다. 재산세나 일부 행정 기준에서는 신고된 용도가 영향을 주지만, 양도소득세의 실질과세 앞에서는 전입신고 여부가 결정적이지 않다. 세무서는 임대차계약서의 형태, 내부에 갖춰진 취사·욕실 시설, 실제 거주 흔적, 관리비 부과 내역 같은 정황을 종합해 ‘사실상 주거용’인지를 판단한다.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서 생활했다면 주택으로 보는 사례가 많다.
반대 방향의 착각도 있다. “청약에서 무주택으로 인정받았으니 모든 제도에서 무주택”이라는 생각이다. 앞서 봤듯 청약, 취득세 중과, 양도세, 종부세는 서로 다른 자를 쓴다. 한 창구의 결과를 다른 창구에 그대로 가져다 쓰면 안 된다. 오피스텔은 ‘제도마다 신분이 바뀌는 부동산’이라는 점을 먼저 받아들여야 실수를 줄인다.
1억과 2027년 12월, 두 개의 탈출구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첫째 탈출구는 시가표준액 1억원 선이다. 시가표준액 1억원 이하 오피스텔은 취득세 중과 판단의 주택 수에서 빠지므로, 추가로 아파트를 살 때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취득세 쪽 기준이고, 양도세의 실질 주택 판정과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둘째 탈출구는 소형주택 주택 수 제외 특례다. 정부는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춰 2027년 12월까지 취득하는 소형 오피스텔 등을 세제 산정상의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두고 있다. 전용면적과 가액 요건, 임대 등록 여부 등 조건이 붙으므로 내 물건이 해당되는지 반드시 개별 확인이 필요하다. 이런 특례는 적용 기한과 요건이 자주 바뀌므로, 매수·매도 시점에 가장 최신 기준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실무에서 가장 안전한 순서는 단순하다. 아파트를 비과세로 팔고 싶다면, 그 아파트 매도 전에 오피스텔을 먼저 정리해 진짜 1세대 1주택 상태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또는 오피스텔을 명확히 업무용으로 전환해 실제로 사무실로 임대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 역시 실질이 뒷받침돼야 한다.
순서를 바꾸기만 해도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사례로 다시 보자. 앞의 직장인이 오피스텔을 먼저 팔아 1주택 상태로 만든 뒤 아파트를 양도했다면, 2억원의 차익은 12억원 비과세 구간 안에서 전액 비과세가 되어 양도세는 0원이 된다. 반대로 아파트를 먼저 내놓으면 같은 차익에 5천만원대의 세금이 붙는다. 부동산을 더 사거나 판 것도 아니고, 단지 ‘무엇을 먼저 파느냐’는 순서 하나로 5천만원이 갈리는 것이다. 그래서 다주택 정리는 금액보다 순서를 먼저 설계해야 하고, 이 설계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한다. 도장을 찍은 뒤에는 되돌릴 방법이 거의 없다.
오늘 확인할 한 가지
지금 주거용 오피스텔을 갖고 있고 언젠가 살던 아파트를 비과세로 팔 생각이라면, 오늘 딱 하나만 확인하자. 내 오피스텔 임대차계약서에 ‘주거용’으로 되어 있는지, 세입자가 그 안에서 실제 생활하고 있는지다. 둘 중 하나라도 ‘그렇다’면, 그 오피스텔은 양도세 계산에서 주택으로 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아파트를 덜컥 내놓기 전에, 매도 순서를 짜는 것만으로 수천만원이 갈린다. 청약 창구가 당신을 무주택자라고 부른다고 해서 세무서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아니다. 창구가 다르면 자도 다르다는 사실을, 집을 팔기 전에 기억하는 것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