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350만원 상가가 통장엔 매달 85만원만 남기는 이유

“실투자 2억으로 연 21% 수익.” 상가 매물 광고에서 흔히 보는 문구다. 숫자만 보면 은행 예금의 다섯 배가 넘는다. 그런데 막상 같은 상가를 사서 1년을 굴려보면 통장에 남는 돈은 매달 85만원 안팎, 연 4%대로 쪼그라드는 경우가 많다. 광고 수익률과 실수령 수익률 사이에서 절반 넘는 돈이 어디로 사라지는지, 매매가 8억원짜리 상가 한 채를 끝까지 계산해 보면 그 정체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차이를 만드는 건 운이 아니라 처음부터 빠뜨린 비용 항목들이다.

광고 수익률은 ‘이자도 안 뺀’ 숫자다

상가 광고의 표면수익률은 대부분 이렇게 계산된다. 매매가 8억원, 보증금 1억원, 대출 5억원을 끼면 내 돈은 2억원만 들어간다. 월 임대료가 350만원이면 1년에 4,200만원. 이 4,200만원을 실투자금 2억원으로 나누면 21%다. 숫자는 화려하지만, 여기에는 대출 5억원에 붙는 이자가 한 푼도 빠져 있지 않다. 레버리지로 분모(내 돈)를 줄여 수익률을 부풀린 것이지, 실제로 내 통장에 들어오는 비율이 아니다.

상가담보대출 금리가 연 4.5% 수준이라면 5억원에 대한 이자만 연 2,250만원이다. 임대수입 4,200만원의 절반 이상이 이자로 먼저 빠져나간다. 광고가 보여주지 않는 첫 번째 숫자가 바로 이것이다.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을 썼다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표면수익률을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통일돼 있지 않다는 점도 함정이다. 어떤 광고는 보증금을 뺀 순매매가로 나누고, 어떤 광고는 대출까지 뺀 실투자금으로 나눈다. 같은 상가라도 분모를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5%로도 보이고 21%로도 보인다. 그래서 광고의 퍼센트만 비교하는 건 사실상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내 돈이 실제로 얼마 들어가서, 1년 뒤 통장에 얼마가 남느냐’라는 단 하나의 질문이다.

취득세 4.6%, 잔금 다음 날 날아오는 청구서

주택은 취득세가 1~3%지만, 상가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의 취득세율은 4.6%다. 취득세 본세 4%에 지방교육세 0.4%, 농어촌특별세 0.2%가 더해진 숫자다. 매매가 8억원이면 취득세만 3,680만원이 된다. 여기에 중개보수와 등기·법무비용 약 800만원을 더하면, 광고에 적힌 ‘실투자 2억원’은 실제로는 약 2억 4,480만원으로 불어난다. 분모가 커지면 수익률은 그만큼 내려간다.

한 가지 더 놓치기 쉬운 건 건물분 부가가치세다. 상가 매매가에서 건물 가액에 대해 10%의 부가세가 별도로 붙는다. 일반과세자로 등록하고 임대를 유지하면 환급받을 수 있지만, 잔금 치르는 날에는 일단 현금으로 내야 한다. 환급까지 몇 달간 수천만원이 묶이는 셈이라, 잔금일 현금 계획에 반드시 넣어야 한다. 포괄양도양수 계약으로 부가세를 생략하는 방법도 있지만, 요건을 못 맞추면 세무서가 인정하지 않아 나중에 추징당하는 경우도 있다.

월세 350만원이 통장엔 85만원으로 줄어드는 계산

이제 1년치 현금흐름을 끝까지 따라가 보자. 임대수입에서 빠져나가는 항목을 하나씩 빼면 다음과 같다.

항목금액(연)
임대수입(월 350만원×12)+4,200만원
대출이자(5억원×4.5%)−2,250만원
공실 손실(연 1.5개월 가정)−525만원
재산세·관리비·유지보수−400만원
순현금흐름+1,025만원

1년에 손에 남는 돈은 1,025만원, 월로 나누면 약 85만원이다. 이걸 실제 들어간 내 돈 약 2억 4,480만원으로 나누면 실질 수익률은 약 4.2%다. 광고의 21%와는 다섯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사라진 돈의 정체는 이자, 취득세, 공실, 유지비—광고가 화면에 띄우지 않은 네 가지 항목이었다. 이 4.2%조차 임대료가 한 번도 밀리지 않고, 공실이 가정대로 1.5개월에 그치고, 금리가 그대로일 때 나오는 숫자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정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수익률은 더 내려간다.

공실은 ‘평균’이 아니라 ‘내 상가’에서 터진다

위 계산에서 공실을 연 1.5개월로 잡았지만, 이건 오히려 낙관적인 가정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대, 소규모 상가도 8% 안팎을 오간다. 13%면 단순 환산해 1년 중 약 1.5~2개월은 비어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공실이 모든 상가에 골고루 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 나가는 1층 코너는 공실이 거의 없고, 외진 자리나 2층 이상은 6개월 넘게 비기도 한다. ‘평균 공실률’을 내 상가에 그대로 대입하면 위험하다.

게다가 임차인이 나가면 단순히 그달 월세만 비는 게 아니다. 원상복구, 새 임차인 모집, 인테리어 협의로 공백이 길어지고, 그동안 대출이자 2,250만원은 공실 여부와 상관없이 또박또박 빠져나간다. 공실 한 번이 한 해 수익을 통째로 갉아먹을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코로나 이후 자영업 폐업이 잦아지면서, 한 번 임차인이 나간 자리가 1년 가까이 비는 상권도 드물지 않다. 임대료를 낮춰 빨리 채우면 그만큼 수익률이 또 깎인다.

같은 건물 안에서도 층에 따라 수익률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한다. 1층 점포는 임대료가 높지만 매매가도 비싸 표면수익률은 오히려 낮게 나오는 반면, 2층 이상은 매매가가 싸서 수익률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상층부는 공실 위험과 임차 업종 제한이 커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도 층이 올라갈수록 임대료와 효용비율이 뚝뚝 떨어진다. 광고에 적힌 높은 수익률이 사실은 ‘잘 안 나가는 자리라서 싸게 나온 매물’의 신호일 수 있다는 뜻이다. 수익률 숫자 하나만 보고 좋은 매물이라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흔한 오해: 레버리지는 수익률을 높여주는 마법이 아니다

상가 투자에서 가장 많이 깨지는 지점이 레버리지에 대한 오해다. 대출을 많이 끼면 내 돈 대비 수익률(광고용 숫자)은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레버리지는 수익을 키우는 만큼 위험도 똑같이 키운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5억원 대출의 이자는 연 500만원이 더 늘어, 앞의 사례에서 순현금흐름 1,025만원이 525만원으로 반토막 난다. 공실까지 겹치면 마이너스로 돌아서 매달 내 돈을 넣어야 하는 상황도 온다.

표면수익률이 높다고 광고하는 매물일수록 대출 비중이 크게 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숫자가 화려할수록 ‘이 수익률을 만들기 위해 얼마를 빌렸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대출이 많을수록 매달 들어오는 현금은 늘어 보이지만, 그 현금은 내 자산이 아니라 은행에 갚을 돈을 잠시 거쳐 가는 것에 가깝다.

들어갈 때만큼 나올 때도 비싸다

상가는 살 때만 비용이 드는 게 아니라 팔 때도 세금이 만만치 않다. 상가를 양도하면 양도차익에 대해 일반 양도소득세율이 적용되고, 보유 기간에 따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1세대 1주택 같은 비과세 혜택은 없다. 보유하는 동안 받은 임대소득은 매년 종합소득에 합산돼 소득세는 물론 건강보험료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결국 ‘광고 수익률’은 사는 순간의 한 컷일 뿐, 보유하는 내내 그리고 파는 순간까지 따라붙는 비용을 모두 빼야 진짜 수익이 보인다.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 직접 빼보기

관심 있는 상가가 있다면, 광고에 적힌 수익률을 믿지 말고 직접 빼보는 계산을 해보자. 공식은 단순하다. (연 임대료) − (대출이자 + 공실 2개월분 + 연 유지비)를 구한 뒤, 이를 (실투자금 + 취득세 4.6% + 부대비용)으로 나누면 된다. 공실을 보수적으로 2개월쯤 잡아두면 실제와 가까워진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도 수익률이 예금 금리를 의미 있게 웃돈다면, 그때 다음 단계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

한 발 더 나아가려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R-ONE)에서 해당 상권의 공실률과 임대료 추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광고는 가장 좋은 그림만 보여주지만, 통계는 그 상권의 평균을 보여준다. 두 숫자의 거리가 멀수록, 그 매물은 다시 한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상가는 한 번 사면 주식처럼 쉽게 되팔 수 없는 자산이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계산기를 한 번 더 두드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다.

⚠️ 투자 주의사항 —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금융·부동산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이 아닙니다. 위 계산의 금리·공실·비용은 예시 가정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투자 결정은 독자 본인의 책임이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