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 예금에 1,000만원을 넣어두면 언제 2,000만원이 될까요? 계산기 없이 3초 안에 답이 나옵니다. 72 ÷ 3 = 24년입니다. 이게 바로 ’72의 법칙’이죠. 학창시절 수학시간에 배운 로그·지수 함수 기억 안 나도 괜찮습니다. 이 간단한 나눗셈 하나로 내 자산이 언제 2배가 될지, 어떤 상품에 돈을 넣어야 유리한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워런 버핏이 “복리는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말한 이유, 그리고 2026년 지금 내 돈을 어디에 두느냐가 왜 인생을 바꾸는 결정이 되는지 하나씩 풀어드릴게요.
72의 법칙,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공식일까
72의 법칙은 15세기 이탈리아 수학자 루카 파치올리가 그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했다고 알려진 실용 공식입니다. 복리 계산의 정확한 식은 자연로그를 쓰기 때문에 암산이 불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적인 금리 구간(2~12%)에서 오차가 1년 내외로 거의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놀라운 특성이 있습니다.
공식은 단순합니다. 자산이 2배 되는 데 걸리는 기간 = 72 ÷ 연 수익률(%). 예를 들어 연 6%라면 72÷6=12년, 연 8%라면 72÷8=9년, 연 10%라면 72÷10=7.2년이면 원금이 2배가 됩니다. 역으로 “10년 안에 2배로 불리고 싶다”면 72÷10=7.2% 수익률이 필요하다는 것도 즉시 계산됩니다.
복리가 왜 그토록 무서운 힘을 가지는가
단리와 복리의 차이를 숫자로 확인해 볼까요. 1,000만원을 연 7%로 30년 굴린다고 가정해 봅니다. 단리는 매년 70만원씩 이자만 붙어 30년 뒤 3,100만원이 됩니다.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어 30년 뒤 7,612만원으로 불어납니다. 동일한 원금, 동일한 금리, 동일한 기간인데 최종 금액이 2.45배 차이 나는 거죠.
이 격차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집니다. 40년이면 차이가 3.5배, 50년이면 4.9배까지 벌어집니다. 20대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과 40대에 시작한 사람의 노후 자산이 열 배 넘게 차이 나는 이유가 바로 이 구간에 있습니다.
2026년 금리 환경에서 내 돈은 언제 2배?
2026년 4월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는 대체로 2.8~3.3% 구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로 72의 법칙을 돌려보면 예금만으로는 원금이 2배 되는 데 약 22~26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인플레이션이 연 2~3%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금은 사실상 구매력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죠.
상품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정기예금(3%) → 24년, 국채(3.5%) → 약 20.6년, 회사채 AA등급(4.5%) → 16년, 배당ETF(5%) → 14.4년, S&P500 장기평균(10%) → 7.2년, 나스닥 100 장기평균(13%) → 약 5.5년입니다. 같은 1억원도 어디에 넣어두느냐에 따라 20년 뒤 자산이 2억이 될 수도, 8억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단,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변동성과 손실 위험도 커진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72의 법칙은 ‘평균 수익률 가정’일 뿐, 주식은 단일 연도 -30%도 충분히 맞을 수 있습니다.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5가지 실전 원칙
첫째, 최대한 일찍 시작한다. 20대부터 매달 30만원을 연 7% 복리로 35년 투자하면 약 5억원이 되지만, 30대에 시작해 25년이면 2.4억에 그칩니다. 10년 늦은 출발이 2.6억원의 기회비용을 만드는 셈이죠.
둘째, 배당·이자는 반드시 재투자한다. 받은 배당을 소비해버리면 ‘단리’가 됩니다. 배당금 자동 재투자 설정만 켜두어도 30년 뒤 수익률 차이가 40%를 넘습니다.
셋째, 수수료·세금을 새어나가지 않게 막는다. ISA, IRP, 연금저축펀드 같은 세제혜택 계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연 1% 수수료 차이가 30년이면 최종 자산의 25%를 갉아먹습니다.
넷째, 중간에 팔아서 원금을 깨지 않는다. 복리의 본질은 ‘시간 × 유지’입니다. 중간에 인출해 소비해버리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복리 엔진이 처음부터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하죠.
다섯째, 분산과 장기의 원칙을 지킨다. 72의 법칙이 실현되려면 결국 ‘무너지지 않는 자산’에 돈을 두어야 합니다. 한 종목에 몰빵하면 수익률 시뮬레이션은 환상이 됩니다. 글로벌 지수 ETF, 채권, 실물자산 등으로 분산해야 장기 수익률이 복리로 누적됩니다.
72 말고 다른 숫자도 있다 — 114, 144의 법칙
자산을 3배로 불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114 ÷ 수익률로 구합니다. 연 6%면 19년, 연 10%면 11.4년입니다. 자산을 4배로 불리는 기간은 144 ÷ 수익률인데, 이건 사실 “2배가 두 번 일어난다”는 의미라서 72×2와 같습니다. 자산 목표 설정할 때 유용한 보조 도구들입니다.
결론 — 숫자 하나가 인생 계획을 바꾼다
72의 법칙은 정교한 금융공학 공식이 아닙니다. 하지만 복리가 얼마나 무서운 힘인지, 왜 ‘늦게보다 오래’가 훨씬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직관 도구입니다. 오늘 저녁 내가 가입한 예금·펀드·연금의 예상 수익률을 72로 나눠보세요. 만약 그 숫자가 30년을 넘는다면,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시간이 왔다는 신호입니다.
20년 후의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비싼 것을 사주는 게 아니라, ‘오늘의 복리 엔진’을 하루라도 먼저 돌려주는 일입니다. 계산기를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72 나누기 지금 수익률. 그 숫자가 당신의 미래를 말해줍니다.





